신앙수필

 

 

제목“마굿간에 태어나 구유에 뉘여진 왕” [23년 12월]2024-02-08 15:34
작성자 Level 9

이제 몇 주 후면 성탄절을 맞게 됩니다. 예전에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성탄 카드를 써서 예쁜 색깔의 봉투에 넣어 크리스마스 씰(seal)을 붙여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것이 큰 행사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좋은 카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지요. 개인적으로는 허름한 마굿간 구유에 뉘여진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은 동방 박사들이 한 손에는 지팡이를 또 한 손에는 각자 선물을 들고 그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카드가 늘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께 드린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다름 아닌 왕에게 드리는 선물이었습니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가 동방에서 그 분의 별을 보고 왕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헤롯에게 묻던 말처럼, 그들은 유대인의 왕일 뿐 아니라 온 인류의 왕이었던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신기한 별을 따라 오랫 동안 여행해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마굿간 안에서 태어나 구유에 뉘여진 왕..." 왕궁도 아니고 여관도 아니라 소와 말들이 자는 마굿간에서 태어나 짐승들이 여물을 먹는 먹이통에 누우신 왕의 모습은 참으로 역설적이고 모순되고 기이한 풍경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왜 예수님은 그런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셔야 했을까요? 이 특이한 광경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있습니까?

 

먼저 우리에게는 순복해야 할 '왕'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당시의 왕은 가장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힘과 권세를 가진 자리가 바로 왕이라는 자리였습니다. 예수님은 매 4-5년마다 투표로 뽑는 대통령처럼 사람들이 다수결로 의논해서 선출한 왕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에 들면 받아들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부하기도 하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 왕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온 우주와 만물의 주인으로서, 우리 각 사람을 지으신 창조주로서, 온 인류의 삶을 결산하실 심판주로서, 천하의 주권과 통치의 권세를 가지고 이 세상에 오신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분은 또한 허름한 마굿간에서 태어나 비천한 말구유에 누우신 왕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처럼 그는 온유하고 겸손한 왕이었습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신다"는 예언의 말씀처럼, 그분은 자비와 긍휼의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영원한 지옥 형벌에서 구원하기 위해 자신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왕이었습니다. 그는 채찍과 형벌로 자기 백성들을 다스리신 왕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으로 섬기신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무거운 짐을 지고 이 땅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마 11:28-30)
그는 우리 죄인의 멍에를 함께 지시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왕이었습니다. 세상의 그 어느 왕도 자신의 죽음으로 죄악된 백성을 구원한 왕은 없었습니다. 반역하는 백성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 자기 생명을 내어준 왕은 없었습니다. 자기 손으로 더러운 죄인의 발을 씻긴 왕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2000년 전에 베들레헴의 한 초라한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그 왕은 이렇게 반역하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여 하나님께로 인도하기 위해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신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영원한 하나님이면서도 비천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특별한 왕이었습니다. 자기 백성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실 뿐 아니라 이제 우리의 걸음을 매일 인도하시고 모든 필요를 채우시는 왕이십니다.

 

여러분은 이 왕을 아십니까? 여러분은 이 왕을 마음에 모시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이 왕이 여러분을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오신 구세주인 것을 믿고 있습니까?

 

이 성탄 절기의 주인공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우리를 위한 영원한 '왕'으로 오셨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왕이신 그분께 전심으로 경배하고 찬양하며 내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순종하는 모든 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이사야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