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 그와 함께 죽은 목적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롬 6:6)
'죄의 몸'이라 부르는 것은 우리가 아담 안에서 가지고 태어난 이 몸이 본질적으로 악하거나 죄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원래 하나님의 영광의 도구로 창조된 몸이 죄와 사단에 종노릇하면서 '죄의 습성' 또는 '죄의 근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죄의 몸이 죽어...' (개역성경은 '죄의 몸이 멸하여') 할 때의 '죽는다' 또는 '멸한다' 라는 단어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 존재는 남아 있지만 무력화되어 실제적인 영향력을 상실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기어를 중립에 놓은 상태로 아무리 가속 패달을 밟아도 소리는 요란하지만 실제로 차는 앞으로 나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죄는 마치 금방이라도 우리를 삼킬 듯이 두렵게 공격하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그 지배에 대해 죽은 우리 성도에게는 실제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내 자신이 그 죄에게 자발적으로 왕권을 내어주지 않는 한, 죄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무력하다는 뜻입니다.
부활 육체를 입기까지 우리 안에 여전히 죄의 성향이 남아 있고 죄의 충동이 느껴지지만, 그 죄가 실제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우리를 넘어뜨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영적인 현실이라는 의미입니다.
두번째로 이 '죽는다' 또는 '멸한다' 라는 단어에 포함된 의미는 그 존재 자체가 아예 없어진다 또는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즉 죄의 습성에 빠져있고 죄의 타성에 젖어있는 이 옛 몸이 없어져 죄의 세력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미래에 예수님이 재림하시고 우리 성도가 부활 육체를 입을 때 일어날 일입니다. 그 때는 죄의 습성에 젖은 우리의 옛 육체가 완전히 없어지고 이제는 죄와 전혀 상관이 없는 새로운 부활 육체를 입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로마서 6장 6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적으로 우리 안에 죄의 습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내가 그리스도 안에 지속적으로 거할 때는 그 죄가 무력화되어 우리에게 실제적인 영향력을 줄 수 없다는 진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활할 때는 이 죄의 몸이 완전히 없어지고 새로운 부활 육체를 입게 되는 그 목적을 위해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또한 그분의 부활 생명으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이 영적인 현실을 알고 죄의 세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 몸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지속적으로 드리는 매일의 삶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20241022 C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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